2011/06/20 00:00
기말고사다 뭐다 바쁘게 지내고 집에도 잘 못들어오며 한달여 남짓한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난 후,
드디어 엊그제를 기점으로 파란만장(?)했던 나의 복학 후 첫학기가 끝이났다
오랜만에 집에 들어와서인지, 우리집 개는 날 평소보다 몇배는 반갑게 맞이한다
이 친구가 물론 날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오랜만에 들어왔을 때 뿐만이 아니다
잠깐 집 앞 슈퍼에 나갈때도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워하고, 길지 않은 시간 자리를 비우고 돌아와도
꽤나 오랜만에 만난 것 마냥 꼬리를 흔들고 좋아한다
그 감정엔 (감정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) 일말의 가식도 없고, 꾸밈도 없다
어떤 미사여구를 덧붙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
때로는 늘상 날 반겨주겠거니, 날 좋아해주겠거니 하는 안도감 때문인지 그것이 무뎌질때도 있지만
결국은 날 이처럼 순수히 반겨주는 누군가가 또 어디있을까,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
하지만 사람들은, 연인들은 (개가 아니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) 그렇지못한듯 하다
감정을 꾸미고, 미사여구를 덧붙이고,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려고 애쓰지만
항상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사람이고, 그것이 요즘 살아가는 세상에선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것 같다
가끔은 주변사람들의 연애과정에서 생기는 입이 떡 벌어질만한 황당한 일들,
드라마안에서나 막장이라는 형태로 자주 보았던 사건들이 생각보다 꽤나 많다는 것을 지각하고,
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함이 들고
그것이 요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면,
문득 난 꼬리를 흔드는 우리집 개에게 눈길이간다
'개같다'라는 말이 어느샌가 그 본래 부정적인 의도와는 상충하는 일이 많이 생기는 듯하다
뉴스를 보아도 그렇고, 때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화에도, 오히려 동물들이 사람에게는 없는 모습으로 미소짓게 할 때가 잦다
내 사고방식과 내 감정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
요즘같은 세상과 요즘같은 내기분에는
적어도 나를 바라봐주는 여자가 나에겐 개같은여자였으면 좋겠다
아니 어쩌면, 개같은여자이길 바라기 이전에 나부터 개같은놈이 되어야할지도 모르겠다